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부럽다. 특히 mbti로 따지면 enfp인 사람들의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나도 가지고 싶다. 그렇치만 난 태생부터 에너지가 낮은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나를 비판하고, 왜 조금 더 움직이지 못하는지, 일을 더 못하는지 자책했다. 나를 돌아보면서 느낀 건 아, 난 원래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낮구나.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소량의 에너지를 제대로 분배하거나, 나의 에너지 그릇을 늘리는 방법뿐이었다.
에너지 그릇을 넓히는 방법은 내 생각에는 정신적, 육체적인 방법이 있다. 명상을 해서 심적인 에너지를 늘리거나,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나의 기초체력을 늘려서 버티는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 둘 다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조금씩 이 방법들도 시도하지만 그전에 분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책 쉽게 방전되는 당신을 위한 에너지 사용법은 그 방법을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안된다고 말하기, 중간만 하기, 탁월해지기.
1. 안된다고 말하기. 지금 당장 하지 않을 일을 골라내라. 그 일은 인생에서 제거하라고 말한다. 즉,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 손을 떼라. 이 일은 내게 중요한가? 소중한 사람, 혹은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에게 중요한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일을 하면 나의 행복도는?
여기서 안된다는 것은 당장 하지 않을 일이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아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서 내가 얻게 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 일을 선두에 하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들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나는 문자로 하는 거절은 잘하는데, 면전에 대고 거절은 힘들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좋게 거절하는 대사를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굴린다. 그럼에도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 나의 마음에 침범해 오는 것들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이런 것들을 무시하는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도 나의 에너지를 위해서도 아니다 싶은 만남들은 거절하고 있다.
2. 중간만 하기. 자신이 중간 정도로만 할 일을 찾아서 그 일에 딱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쏟아라. 완벽주의를 버리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인생의 일정 부분을 위대한 것이 아닌 좋은 것 정도에 만족하면, 에너지와 창조력, 결단력을 축적해서 정말 중요한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것에 완벽해지고자 하는 욕심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도대체 어디까지를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걸 평가하는 사람은 누굴까? 그저 조용히 나만의 보통 기준에 맞춰 일을 하면 된다. 실제로 눈치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 내가 중간 수준만큼만 하기로 선택한 일을 남에게 알리지 말자. 그리고 누가 나를 섣불리 판단하더라도 걱정하지 말자. 사과할 일도 아니다. 인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할 뿐이다. 사람들은 자기 할 일을 해내느라 여념이 없어서 당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나의 큰 문제점 중 하나다. 게으른 완벽주의자. 누가 이 말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적합한 단어를 창조해 냈다.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이 기원은 나의 부모에게서 왔다고 제대로 파악했다. 나의 모토는 언젠가부터 중간만 하자!라고 변경되었다. 누가 보면 애매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고, 실제로 애매하다.
예를 들면 기사 시험에서 60점만 넘기면 된다. 나는 개념을 완벽하게 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시험은 시험이다. 시험을 잘 보려면 기출만이 답이었다. 오히려 거꾸로 하고, 구멍을 채워가는 게 더 빠르고 효율적인 공부였다.
다 잘하려는 마음은 내가 하루에 동시에 내가 잘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해내야 한다고 만들었다. 투두리스트를 보면 나는 할 목록들이 정말 너무 많았다. 5개는 무슨 10개가 넘을 때도 있었다. 과목도 다양했다. 이렇다 보니 다하지 못하고 지쳐 떨어져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많았다. 나는 우선순위 3개만 정해서 빨리 배우고, 해치우는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러니 다 못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내 기억에서 휘발되더라도 해냈다는 성취감을 내가 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3. 탁월해지기. 보람된 인생에서는 내가 열정을 품고, 그것으로 기억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게 어떤 일인지 찾아서 거기에 최상의 에너지를 쏟아라.
나만의 탁월함을 추구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게 있다. 재능, 기회, 헌신. 재능이 제 발로 찾아오기를 기대리는 것보다는 재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헌신은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무엇을 습득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계속 탁월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탁월함. 탁월함의 기준을 무엇일까? 자기가 충분히 만족함과 동시에 남에게도 인정을 받는 것이 나의 조건이다. 나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다 완벽해지고 싶으니 내 성에 찬 적도 없고, 다 끝내지도 못해서 남에게 인정은 무슨 뒤끝이 부족한 애라고 항상 엄마한테 한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조금씩 해보니, 꾸준히 하는 것들이 몇 개 걸러지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글 쓰는 게 대표적으로 한 개다.
무언가를 소개하고, 책을 읽고 요약하고, 내 경험들을 써 내려가고, 나만의 기록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간단히 방법들을 전달할 수도 있다. 크게 돈도 되지 않는 방법을 왜 나는 하고 있는가? 생각했을 때, 글을 내가 실시간으로 작성해서 완성되는 과정들이 보이고, 그 시간이 상대적으로 다른 것들에 비해 짧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꾸준한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읽기 편한 글이 될지 더불어 고민도 하고, 보상으로는 내 글을 보고 가는 사람들의 방문자 수다.
회색지대(횐색 - 이상적인 지대, 검은색 - 나쁜 지대)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명확하게 경계선을 그어야 한다. 회색 지대와 흰색 지대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명확하게 경계선을 그으면 과도하게 자책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풀어놓을 수 있다. 회색지대에서 당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중요하지 않다. 재빨리 흰색 제대로 넘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관리하면서 구속당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으면서 절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이따금 자신을 풀어주는 것이다.
나는 회색지대를 넘어서 하루를 검은 지대에 보낼 때가 많다. 특히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하루를 이미 망친 것 같아 아예 하루를 놓아버린다. 이런 습관을 방지하기 위해 나는 하루에 꼭 무엇이라도 하나라도 하기라는 나만의 룰을 만들었다. 충분히 자기비판을 일어나자마자 머릿속에서 했기 때문에 뭐 하나라도 해서 나의 기분을 업이라도 시켜야 한다. 이렇게 망했다고 그냥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저녁까지 정말 아무것도 한 것도 없고, 기분은 더 망가지기 때문이다. 걷고라도 오던지, 문제를 하나라도 풀던지, 책이라도 읽던지, 나를 향상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하나라도 하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더하는 게 아니라 삶에서 무엇을 빼는 게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항상 뭘 해야 한다는 목록들이 뇌에서 추가되는데 나는 목록들을 제거하거나, 대충 어느 정도 선만 마추자로 변경되고 있다. 마음이 찝찝하지만 그것을 견뎌내야 내 에너지를 축적하고, 정말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을 아기에... 오늘도 내 목록을 하나 더 지운다.
- 저자
- 게일 골든
- 출판
- 갤리온
- 출판일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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