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자신의 사랑을 과학적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거기에 심리학자의 유머 한 스푼이 들어간 책이랄까? 공감도 가고 추억에도 잠길 수 있었던 책이고, 나의 부족한 점과 내가 성장한 점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조언은 힘이 세다. 그런데 그 힘은 조언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에게 발휘된다. 고양감이 올라가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쪽은 조언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다. 조언의 내용이나 조언을 받는 당사자의 반응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면 일단 내가 뭐라도 된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조언을 통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가진 경험과 정보, 심지어는 느낌까지 제법 그럴듯하고 대단한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p.25
나도 조언을 하면서 남의 기분은 제대로 공감하지 않고, 조언을 해준다는 그 행동에 우월감을 느꼈다. 얼마나 잘 못한 짓인지는 나의 전 남자 친구에게 당하면서 깨달았다. 내가 원한 건 공감이었는데 공감하나도 없이 감정 하나 없이 쏟아내는 조언이라는 아픈 말
연인끼리 나누는 거짓말은 소통과 섬세함의 영역이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건네고 적당히 부풀려 꾸민 말들을 주고받는 건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돕는 기름칠과 같다. 악의적인 기만행위가 아니라면 상대가 기뻐하게끔 말하려는 정성은 언제나 필요하다. 관계를 이루는 소통의 중심에는 내 마음이 아닌 네 마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말 때문에 사랑하고 말 때문에 죽어라고 싸우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p.33
섬세함을 잘 알아채는 것도 사귈 때 상대의 배려인 것 같다. 알아채고, 상대에게 필요한 말은 정작 무엇인지. 난 기름칠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나도 알아채지 못했고, 상대방도 모르고 서로의 말만 뱉었다. 전달도 안되고, 마음의 문은 닫히기 시작했다.
사랑에 대한 기억이라고 몽땅 다 애틋하기만 할 리가 있을까. 어느 기억은 아프고 힘들고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 수도 있고, 또 어떤 기억은 여태 무안해 꺼내놓기 민망하고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안 좋았던 경험조차 잘 기억하는 이유는 비슷한 상황이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또다시 아프지 않도록, 앞으로는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데에 있다. 심리학은 이를 학습이라 부른다. -p.44
헤어지고 나서는 너무 아프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이라 그 사람이 잠수를 탄 순간 난 세상에 버려진 것 같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 감사하다. 난 그래도 그 사람을 통해서 사랑이란 감정을 배웠고, 아픔을 대처하는 방법도 알았다. 이렇게 나는 더 성숙해졌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열정이 식고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아서, 그래서 상대를 향한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지는 시야는 사랑을 위해 더 중요한 많은 것을 고려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 118
작가는 더 먼 미래와 너 넓을 주변을 살필능력, 서로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기꺼이 받아들일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나는 단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사람이 끝까지 고치길 바랐다. 노력하는 척이라도 하기를 바랐다. 나는 이 사람을 통해서 좋게 변하고 있는 게 좋은데 이 사람은 항상 제자리였다. 자기 고집이 센 그 단점을 나는 포용하지 못했다. 아마 그 시점부터 우리는 거기까지였 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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