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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8.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번역가 권남희의 위트있는 에세이

by Ateambulo 202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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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는 권남희 번역가가 쓴 에세이다. 사실 번역가가 쓴 에세이는 처음이라 너무 궁금했다. 번역가라는 직업은 뭔가 나에게는 멋있음으로 다가왔다. 뭐랄까.. 다른 나라 작가의 글을 본인 손으로 자신의 언어로 다시 재창조하는 제2의 소설가로 느껴지는 분들이니까

 

권남희 번역가님의 글은 정세랑 작가님이 쓴 추천사처럼 정말 재미있다. 하루 만에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피식 거려 썼는지 모른다. 번역가님의 위트 있고, 소심한 팩트로 때리는 말들이 책 읽으면서 중간중간 사이다를 홀짝거리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노벨문학상 이 편은 현실적인 번역가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16년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상을 따 논 당상이라고 믿었던해다. 라디오 요청, 신문사 요청도 들어왔다.ㅏ 확정되기도 전에 이러는데 진짜로 그가 받으면 얼마나 연락이 올까. 나는 어떻게 다 거절하지'

"죄송합니다.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에대해 개뿔도 아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해 밥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아서 기뻤다. 일본에 노벨 문학상을 안겨주는 게 싫었을 뿐이다.

 

사실 에세이를 읽기 전에 일본문학을 다수 번역하신 분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라 생각하고 특유의 잔잔한 고요한 몽환적인 일본 문학 느낌 기대하면서 읽었었다. 하지만 작가님은 뼛속까지 한국인이셨다. 한국인 중에서도 유쾌하시고 본인 생각을 글에 다 묻어나는 진솔한 분이셨다.


그리고 가족을 많이 사랑하시고, 아끼는 동시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족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중 따님 분과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이 남는 게 자식의 마음은 번역이 안돼요 편에서 앞으로 가족끼리 서로서로 칭찬하고 살면 어떻겠냐라고 했다. 작가는 "기특한 생각 했네 그래, 그러자" 했는데 규칙이 ' 이제부터는 엄마는 나한테 칭찬하고, 나는 나무(작가님 반려견)한테 칭찬하고, 나무는 엄마한테 칭찬하기'

작가는 이 말을 듣고 무슨 개소리야라고 글을 썼다.

 

사실 이 부분에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른다. 엄마와 딸이 친한 친구처럼 대화하고 장난치는 모습은 한편으로 이상적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특히 이 책은 번역가님이 번역하신 책이 많다 보니 책에서 얻은 느낌 책을 통해서 여행하는 등 다양한 책 소개가 나온다. 그중 가장 많이 나온 츠바키 문구점에서는 직접 책을 따라 여행을 하시면서 느낀 점을 역자 후기로 쓰셨는데 나도 책을 통해서 그 소설에 나온 배경에 내 몸을 그대로 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에게 츠바키 문구점이라는 책을 영업에 성공하셨다.

 

오랜만에 무거운 주제의 에세이나 자기 계발 책을 읽었는데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으니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에세이의 진짜 묘미가 이런 거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다. 번역가님의 글은 정말 계속 읽게 싶게 만드는 그런 잔잔한 끌림이 있는 글이라 더 좋았다.

작가님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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