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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무언가에 불을 질러라.

by Ateambulo 2020.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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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좋은 질문 642중

127. 무언가에 불을 질러라

 

 

나는 내 뇌에 불을 지르고 싶다. 뇌를 태우고 새로운 뇌로 태어나고 싶다. 그동안 나는 쓸데없는 것에 집착해왔다.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모든 것을 잘해야 직성이 풀렸다. 번아웃이 올 때마다 나는 왜 이런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게 되었을까? 항상 결론은 주변 의식이었다. 다른 사람 시선, 비웃음, 조롱이 나를 옥죄어 오고 그게 겹겹이 쌓여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탈피해야 할지 몰랐다. 어쩌면 부모님의 실망을 직접적으로 듣고, 이제는 절대로 실패하지 말아야겠다는 강박을 가지게 되었는 게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명상록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깨닳음을 얻는 게 많았다. 그중

' 오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너를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

이 글을 읽었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에게서 나의 행복을 찾고 있었고 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를 낮게 보고 다른 사람들을 높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아무리 남이 '너 충분히 잘해'라고 말해도 나 스스로는 '저건 거짓말이야. 난 아직 부족해'라고 되뇌며 심지어 못해도 상관없는 일에 힘을 빼고 있었다.

이제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장작불에 하나씩 나의 고뇌, 강박을 던져 넣고 있다. 진짜로 내가 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다.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었던게 많았고, 또 그것들을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쌓여갈 때마다 아냐 이건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거야. 못해도 전혀 상관없는 일이 자나?라고 말해주고 있다.

이런 연습을 통해 나 스스로를 위한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알게 되었고, 강박이 한 번에 떨쳐지진 않지만, 예전보다 신경을 덜 쓰게 되었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고, 나에게 이런 생각의 기회를 준 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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