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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미술사를 착하게 쓴다니?

by Ateambulo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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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전시회도 대학교 때 처음 가봤고, 유명한 작품들은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처음 봤다. 그림에 압도되는 것을 느꼈고,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그림들을 그릴 수 있었지? 왜 난 이 그림에 반응하는 거지? 그것을 알고 싶었다.

 

내 마음을 쫒아가보니 어느 순간부터 미술에 관한 책을 집어 들고 있었다. 알면 알수록 작품이 탄생되는 과정은 아름답고, 비참하고, 풍요럽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대표되는 주류 작가들 외에도 노력했을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다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 미술사인데, 착한 미술사. 무슨 의도지 라는 함께 집어 들었다.

 

간단하게 미술사에 대한 흐름을 정리하면서, 작가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려주고, 그때의 역사와 함께 현재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그림을 봐야 할까. 하는 물음표를 던져준다. 예전 작품으로 그저 보고 감탄만 했다면 나의 생각을 끌고 와서 감상을 하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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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조각가는 현실과 비슷하게 그려내거나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져야 했고, 도예가들은 튼튼하고도 아름다운 도기를 만들어야 했다. 이것은 배를 건조하거나 건축하는 것을  전쟁의 전략까지도 통틀어 지칭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 즉 '테크닉'의 영역이기도 했다. 그러니 르네상스나 신고전주의와 같은 근대미술에서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그리스 예술'이라 하는 것은 당시에는 없었던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 후세에 찬양받은 예술품들은 그저 사회적 목적과 쓰임에 따라 만든 것이었고, 그 기술이 너무나 훌륭하여 후대에까지 이름이 남게 된 것뿐이다.  -p. 25

 

그리스에 가서 작품을 봤을 때 그저 아름다워서 유명할 수밖에 없는 문화다라고 생각했다. 그 시대에는 쓰이는 도구에 아름다움을 추가했을 뿐 그저 물건이었을 뿐이다. 난 여기서 내가 예술을 그저 무너가 신성? 감상해야 하는 영역으로 생각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저 내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외쳤던 계몽사상의 강령처럼, 세상을 사는 지혜를 배우고 습득하는 것은 중요하다. 무엇보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 관계를 맺고 사는 만큼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것 역시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빛은 필요한 곳에서만 밝히면 되지 않을까? 어두운 곳에서 살아갸야 하는 박쥐들에게 빛을 주는 것은 그들의 생태를 파괴할 뿐이다.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그가 필요한 정도와 방식으로 지식을 나누는 것,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지혜일 것이다. -p. 231

 

프랑스혁명 때 계몽주의가 예술에 투영된 것을 보면서 난 이 사상의 관점만 보고 그림자를 보지 않았다. 그림에서는 사사을 비춰주기도, 비꼬기도 한다. 사실 작가들도 한편으론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계몽사상은 인간 중심적인 생각이지만 맞는 사람에게만 맞춰진 사상이라는 것을.

더 나아가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압을 당하는 과격한 특정 문화에 대한 고발 등이 대표적이다. 예술 작품 자체는 실질적으로 큰 변화를 이루지 못할지라도, 그 상황을 모두에게 알려줄 수 있으며 차마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이들에게 함께하지는 위로와 참여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 여성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기반은 바로 앞선 선배 예술가들의 희생과 투장 덕분일 것이다. -p. 342

 

확실히 여성 작가은 아는 작가가 거의 없다. 그중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여성이 느끼는 수많은 다양한 감정을 담아낸 작품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림을 볼 때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예전의 여성 작품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분들은 여성작가가 많이 없던 상황에서도 미래의 여성들이 예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분들이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의 후원자들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존중하면서 작품을 구입하고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들을 컬렉터라 부른다. 컬렉터는 자신이 가진 자본과 사회적 인맥을 십분 활용하여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을 지켜나가는 데에 큰 힘을 준다. -p.344

 

화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굳이 그들의 역할을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들은 작가들이 꽃을 피워내기 위한 가드닝을 해주시는 분들이었다. 덕분에 숨겨진 그림들이 빛을 보기도 하고, 평가받지 못한 작품들을 발견해 재평가받을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미술계에서는 없어서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서 유리 안에서만 보던 내가 밖으로 나와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비슷하기도 하지만 유리에서는 볼 수 없었거나 안보이던 것이 보이기도 하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작품을 알고 있었지만 다각도로 볼 수 있게 해 줬고, 보는 방법도 알게 해 줬다. 그 덕분에 나에겐 정말 착한 미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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